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
영화 돈 룩 업은 인류에게 닥친 치명적인 재난을 다루면서도, 이를 대하는 사회의 태도를 풍자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야기는 미시간 대학교 천문학 박사 과정 학생인 케이트 디비아스키와 그녀의 지도 교수 렌달 민디 박사가 우연히 지구로 향하는 거대한 소행성을 발견하면서 시작됩니다.
소행성의 궤도를 계산한 두 사람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됩니다. 소행성 디비아스키(이후 그녀의 이름을 따서 명명됨)는 정확히 6개월 후 지구와 충돌할 것이며, 충돌 시 인류는 멸종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두 사람은 NASA에 이 사실을 보고합니다. NASA 소행성 방어 조정관 테디 오글소프는 이 사안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케이트와 렌달을 백악관으로 보내 대통령과 직접 논의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그러나 미국 대통령 오를린과 그의 아들 겸 비서실장인 제이슨은 이 중요한 소식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오를린 대통령은 재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며, 소행성 충돌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악화시킬 수 있는 사안이라고 판단합니다. 이에 따라 그녀는 소행성에 대한 논의를 미루며, 선거 캠페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케이트와 렌달은 소행성 충돌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언론과 대중을 설득하려 하지만, 사회는 그들의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정부는 안일한 태도를 보이며, 언론은 이를 가십거리로 소비할 뿐입니다. 과학적 사실보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대중의 관심을 우선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들이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가 영화의 주요 흐름을 이룹니다.
위를 올려봐 vs 올려보지 마
소행성이 지구를 향해 돌진하는 위기 속에서도, 정부와 기업은 문제 해결보다 정치적 이익과 경제적 기회를 우선시합니다. 성추문 사건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오를린 대통령은 대중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소행성 충돌 위협을 공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합니다. NASA와 국방부는 핵탄두를 실은 우주선을 발사해 소행성을 요격하는 작전을 추진하며, 이를 통해 대통령은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려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은 곧 예상치 못한 변수에 의해 변경됩니다. 세계적인 IT 기업 배시(BASH)의 CEO인 피터 이셔웰이 소행성에 막대한 양의 희토류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경제적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희토류는 첨단 기술 산업에서 필수적인 자원이기 때문에, 이셔웰은 소행성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조각내어 지구에 안전하게 착륙시켜 채굴해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이셔웰의 제안을 받은 오를린 대통령은 경제적 이익을 우선시하며 기존 요격 작전을 철회하고, 배시의 첨단 드론 기술을 이용해 소행성을 조각내어 착륙시키는 계획으로 방향을 틉니다. 이에 케이트 디비아스키는 분노하며 정부와 기업이 인류의 생존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현실을 개탄합니다. 그러나 렌달 박사는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으며 언론에 출연해 대중을 안심시키려 합니다.
이후 사회는 소행성 충돌을 막아야 한다는 ‘룩업(LOOK UP)’ 파와, 소행성 채굴이 경제적 이득을 가져올 것이라 믿는 ‘돈 룩 업(DON’T LOOK UP)’ 파로 분열됩니다. 룩업파는 하늘을 올려보면 소행성이 존재한다는 명백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돈 룩 업파는 소행성을 부정하며 경제적 기회를 외칩니다.
결국, 과학적 사실을 기반으로 생존을 외치는 사람들과, 정치적 이해관계와 경제적 이득을 좇는 사람들 간의 대립이 극에 달하며, 이 영화가 단순한 재난 영화가 아니라 사회의 현실을 반영한 풍자극임을 강하게 드러냅니다.
인간의 욕심은 항상 비극을 부른다
소행성을 조각내어 지구에 안착시키겠다는 계획은 결국 실패로 돌아갑니다. 배시(BASH)의 첨단 드론들은 오작동을 일으키고, 소행성은 그대로 지구를 강타하며 모든 생명체를 멸종시킵니다. 과학자들이 처음부터 경고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기득권층은 미리 건조된 우주선을 타고 지구를 떠나 먼 미래, 지구와 유사한 새로운 행성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탐욕스럽고 무책임했던 그들은 그곳에서 낯선 외계 생명체들에게 잡아먹히며 허망한 최후를 맞이합니다. 결국, 아무리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이라도 자연의 힘 앞에서는 무력할 뿐입니다.
한편, 지구에 남은 렌달 박사와 가족, 친구들은 혼란과 공포 속에서도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평온을 찾습니다. 소행성이 충돌하기 직전, 그들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소박한 식사를 나누며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깁니다. 영화는 이를 통해 인간의 탐욕이 부른 참혹한 결말을 보여주는 동시에, 가장 중요한 것은 권력이나 돈이 아니라 가족과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합니다.